【글쓰기, 더 이상 헤매지 말자】 기사입력 2020.08.08 19:17 댓글 0 【글쓰기, 더 이상 헤매지 말자】 92년, 32세. 총신대학교신학대학원 입시 준비할 때만 해도 원고지 사용법도 몰랐다. 선배에게 원고지 사용법을 배우고 겨우 신학대학원에 들어갈 수 있었다. 어렵게 들어간 신학대학원이었지만 등하굣길이 무려 4시간으로 만만치 않았다. 기숙사를 제공한다는 선배의 권유로 신학대학원 원보사에 들어가 학생기자가 됐다. 1학기 수습기자 생활을 마치고 2학기 정식 기자가 되자, 원고지 1장 분량의 기사를 쓰라는 선배의 엄명이 떨어졌다. 그때 쓴 기사 내용이다. “하수종말처리를 위한 대단위 정화조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지난 10월 둘째 주에 착공된 이번 공사는 약110평 의 크기로 도서관 완공일에 맞추어 12월 말에 완공될 예정이다. 그동안 2급 상수지역인 이곳에 정화조 시설 미시설로 인하여 당국의 개선명령과 인근 주민들로부터 항의를 받아왔다. 이번 공사의 시공은 신성공영이 맡았고 백산건설이 기술지원을 하고 있다.”(총신원보 1993년 11월 16일자 7면) 이 원고지 1장 분량의 기사가 단박에 나왔을까? 아니다. ‘다시! 다시!’ 33살의 나이 많은 학생 기자는 27살의 선배에게 무려 10번이나 퇴짜 끝에 완성된 기사였다. 그때 나는 원고지 쓰는 것과 기사 작성법을 배운다는 사실에 기뻤다. 그것도 아주 많이. 그렇게 나의 글쓰기는 시작됐다. 그렇다고 체계적인 기사 작성법을 배운 것은 아니다. 눈치껏 어깨 너머로, 선배들의 글을 흉내 내는 것이 다였다. 시간이 흘러 후배 기자들이 생겼지만 그들에게 딱히 기사작성법을 가르치지도 못했다. 왜? 글쓰기, 기사쓰기를 배운 적도 없으니 가르칠 것도 없었다. 그저 눈치 좋고 실력 있는 후배들이 알아서 기사를 써주기를 바랬을 뿐이었다. 95년 총신대교신학대학원 졸업을 앞둔 3학년 2학기부터는 귀납적성경연구에 몰두했다. 열린문성경연구원에서 귀납적성경연구를 하려면 1권의 성경을 연구하기 위해서 본문을 무려 4-50번을 읽어야 했다. 그렇게 성경을 읽고 또 읽어서 성경본문의 핵심 주제와 요지를 적어야 했다. 핵심주제와 요지는 반드시 성경본문의 단어, 그것도 핵심어휘와 단어를 사용해야 한다. 지금 생각해 보면 글쓰기훈련소 임정섭 선생의 ‘포인터 찾기’ ‘줄거리 쓰기’와 ‘요약하기’인 셈이다. 이처럼 오랜 시간 끝에 만난 글쓰기훈련소에는 단순하고 쉬운 글쓰기 법칙들이 있었다. 만약에 글쓰기훈련소 임정섭을 만난 후에 귀납적성경연구를 했다면, 내 인생은 크게 달라졌을 것이다. 글쓰기, 더 이상 헤매지 말자. 귀납적성경연구에서 가장 기초적인 것은 ‘목록List 성경공부’이다. 그 방법은 ‘단문쓰기’이다. 가령 구약성경 ‘요나서’ 1장 1절부터 5절까지 ‘여호와’로 주어로 단문쓰기를 하면 다음과 같다. 여호와는 아밋대와 요나의 하나님이다(1). 여호와의 말씀이 아밋대의 아들 요나에게 임한다(1). 여호와는 요나에게 ‘일어나 저 큰 성읍 니느웨로 가라’고 말씀한다(2). 여호와는 요나에게 ‘저 큰 성읍 니느웨를 향하여 외치라’고 말씀한다(2). 여호와는 저 큰 성읍 니느웨의 악독을 들으셨다(2). 여호와는, 요나가 기피하는 얼굴이다(3). 여호와는 바다 위에 큰 바람을 내린다(4). 여호와는, 요나가 탄 배가 떠있는 바다에 큰 폭풍을 일으킨다(4). 여호와는, 요나가 탄 배를 거의 깨트릴 기세다(4). 여호와는, 두려움 빠진 사공들이 찾는 신이 아니다(5). 중요한 것은 이 ‘목록List 성경공부’가 생각이 아닌 관찰의 결과라는 사실이다. 순전히 본문만 들여다보고 또 본 결과물이다. <최성관 기자> <저작권자ⓒ합동기독신문 & ikidok.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 BEST 뉴스 위로 목록 댓글 작성을 위해 로그인 해주세요. 등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