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돈이 아닌 시간의 십일조를 드린 ‘십일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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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 아닌 시간의 십일조를 드린 ‘십일조회’

기사입력 2017.10.07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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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 아닌 시간의 십일조를 드린 십일조회
 
김병희목사.jpg
 
이 땅에서 여성으로 어머니로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천형(天刑)이라 말하기도 한다. 세월이 내려앉은 어머니 손을 보면 언제나 거칠고 투박하다. 자식을 키워준 땅 앞에 허리 숙여 일하며 나무랄 데 없이 살아도 후회가 남는다는 어머니, 그 어머니가 내 어머니, 한국여인의 일생이다. 과거 7080년대에도 그러할진대 대한제국 당시 여성들의 삶은 오죽했을까? 아침부터 밤까지 집안일로 바쁘게 지낸 탓에 개인적인 일로 자유롭게 문밖에 나가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특히 양반 여성들의 경우에는 비록 가사 노동과 자녀 양육에서는 해방되었을지라도 바깥출입이 자유롭지 못한 시대였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이들 여성들을 사용하셔서 이 땅에 복음의 씨앗을 뿌리고 열매를 거두게 하셨다.
외국인 선교사들에 의해 한국에 복음이 전파되기 시작할 무렵, 선교사들은 기독교로 개종한 한국인의 도움 없이는 복음을 전하기 어렵다는 한국적 상황을 절감하였다. 그러나 당시 선교사들은 한국 여성에게 직접 접근하기가 쉽지 않았다. 이것은 단지 언어적 장벽 때문만이 아니라 남녀차별적인 봉건적 내외법에 묶여 남녀를 엄격하게 분리하는 한국 사회의 문화적 특성 때문이었다. 그래서 가가호호 방문을 하면서 복음을 전하고 성경이나 복음이 담긴 소책자를 판매할 수 있는 여성들을 필요로 했던 것이다. 한국의 언어와 풍속에 익숙하지 못했던 선교사를 대신해서 부인들은 자신들이 이해한 기독교 복음을 전파하는 역할을 담당하였다.
민족복음화에 대한 열정이 하나의 운동으로 조직화되어 나타난 백만구령운동이 한창이던 19099, 평북 영변에서는 감리교 부인들을 중심으로 십일조회’(Tither's Class)가 조직되었다. 십일조회는 날연보 제도에서 발전한 형태로도 나타났다. 이 십일조회는 날연보를 하듯이 시간의 10분의 1을 구별하여 드리기로 작정한 사람들의 모임을 일컫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서약한 부인들을 십일조 부인(Tithing Woman)이라 불렀다. 돈이 아닌 시간의 십일조를 바치기로 서약한 부인들의 모임이었다. 1(52) 중에 5주를 하나님께 바치기로 하고, 2주 동안 교리와 전도법에 관한 교육을 받은 후 3주 동안 둘씩 짝지어농촌으로 들어가 전도하였다. 경제력이 없는 부인들이었기에 여행비만큼은 선교사들이 지원하였다.
  전도부인들의 열기는 선교사들을 감동시키기에 충분했다. 1910년 영변지방에서 활동하던 감리교 여선교사 에스티(E. M. Estey)의 보고이다.
아마도 십일조회란 명칭을 바꾸어야 할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대부분 부인들이 자기 시간의 10분의 1이 아니라 5분의 1까지도 기꺼이 바치려 하기 때문입니다. 영변에 있는 어떤 부인은 종종 이런 말을 합니다. ‘주님께서 제게 이 같은 기쁨과 평안을 주셨는데 이 정도밖에 드리지 못한다면 말도 안됩니다. 그래서 저는 매 3개월마다 한 달은 집안일을 하고 나머지 날들은 주님께 바치기로 했어요.’ 이 부인은 실제로 지난 해 약속한 날 이상을 바쳤습니다. 여행 경비를 제외하곤 한 푼도 받지 않은 채 말입니다.”
  영변에서 시작된 십일조회는 평양과 해주, 인천, 서울을 거쳐 전국으로 확산되었으며, 1910년 한 해 동안 북쪽지방에서만 199개 십일조회가 조직되는 성과를 보였다. 심지어 1922년 경북노회 구역 울릉도에서도 십일조회가 조직되어 경북노회는 큰 자극을 받아 다음해 각 교회가 십일조회를 조직하도록 장려하였다.
십일조 부인들은 남성들이 들어갈 수 없는 안방 깊숙한 곳까지 복음을 전하였다. 이처럼 물질보다 소중한 시간을 바치는 성도들의 헌신을 통해, 한국교회는 금전적 보수 없이 전도하는 자원전도(self propagation) 전통을 수립하게 되었다. 이런 십일조회는 무엇보다도 초기 한국교회 여성들의 신앙적 열정이 담겨 있다. 지금 한국교회는 저마다 시간을 드린다는 것을 매우 큰일처럼 여기고 있다. 초기 한국교회에서 일어났던 십일조회의 전통을 되살려 전도하는 일을 위해 시간의 십일조를 드리면 어떨까. 지금까지 기도하는 일과 전도하는 열정으로 달려온 한국교회, 성도들이여! 다시 일어나 불타는 세계 비전을 품고 하루하루를 천국처럼 살아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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