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6회 부총회장 권순웅 목사와 부서기 고광석 목사
영남총대들은 부총회장 후보 권순웅 목사에게 제법 등을 돌렸고, 부서기 후보 이종석 목사를 아예 버려버렸다. 그러므로 제106회 총회 선거에서 하나 된 영남은 없었다. 물론 부서기 후보 이종석 목사의 역량으로는 단지 경북 안동 출신이라는 이유로 영남 표를 결집시키는데는 분명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같은 안동 출신 권순웅 목사에게서 일부 영남 총대들이 등을 돌린 것은 수치스럽게 여겨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 인터넷 신문이 제기한 H사단의 선거 개입이라고 해도 영남은 부끄러워해야 한다. 이날 영남은 하나 되지 못하고 철저하게 부서졌다.
호남의 사정은 조금씩 달라져갔다. 호남은 확실하게 부총회장 후보 민찬기 목사에게로 집결했다. 그러나 부서기 후보 고광석 목사에게로 표를 모아 주기에는 같은 부서기 후보 이종석 목사의 경우처럼 한계를 보였다. 이 모든 움직임은 제107회 총회 부총회장 선거를 염두둔 움직임으로 보인다. 그랬기에 ‘고광석의 기적’이 일어났던 것이다. 때문에 고광석 목사는 호남의 후보가 아닌 영남의 후보처럼 여겨진다.
압승을 예상했던 권순웅 목사가 겨우 18표 차이로 승리한 것은 어떤 이유일까? 뿌린 대로 거둔 탓일까? 선거 막판에 힘을 내지 못한 탓일까? 어찌됐던 박춘근 목사의 선거 전략대로 차근차근 움직이고 있다는 합리적 의심이 일어난다. 그러나 18표 차이라는 점은 권순웅 목사의 선거 캠프도 어느 정도 한계를 보인 선거였음도 분명해 보인다.
만약에 박춘근 목사의 소원대로 제107회 총회 부총회장 후보가 단독 후보라고 확신한다면, 그 후보는 더 이상 언론과의 소통, 총대들과의 소통할 필요가 없어지는 먹통이 되고 말 것이다. 대신 일부 정치 세력들의 손아귀에 들어가게 된다.
확실히 이번 선거는 지역과 출신을 넘어선 선거였다. 그리고 뿌린 대로 거둔 선거였고, 뿌린 대로 거두지 못한 선거이기도 했다.
<최성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