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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제】 한국교회 연합기관, 하나가 될 수 없을까

교회 연합기관 통합. 왜 필요한가?
기사입력 2021.07.15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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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총연합회 대표회장 소강석 목사

 

이 시점에서 교회 연합기관 통합 논의를 해야 하는 이유는 교회를 다니는 사람이라면 주일학교 학생들도 알 것이다. 지금 한국교회는 사면초가의 위기 속에 놓여 있다. 한국교회는 민족의 독립과 건국, 근현대사의 자유민주주의와 경제발전을 이끌었던 정신적, 사상적 기초였다.

 

일제강점기 당시 민족계몽과 독립운동을 이끌었던 안창호, 이승훈, 조만식, 남궁억, 유관순 등 선각자들이 다 기독교인들이었다. 특별히 주기철 목사는 끝까지 일제의 정신적 식민정책이었던 신사참배를 거부하며 일사각오의 신앙으로 순교까지 했다.

 

민족의 독립이후 대한민국 건국위원들은 민족의 정신적 근간을 이룰 새로운 종교를 찾았다 (1945815일 해방 이후 기독교는 새로운 나라의 기초를 제공하였다). 고려는 불교를 건국정신의 중심으로 삼았고, 조선은 유교를 건국정신의 근간으로 삼았다.

 

특별히 해방 직후 전국에 만들어졌던 건국준비위원회의 지도자들은 대부분 기독교인들이었으며, 이들이 받아들이고자 했던 건 푸른 눈의 선교사들이 전해준 기독교였다. 기독교는 우상과 미신, 가난과 질병으로 가득했던 조선 땅에 학교와 병원을 지어 문맹을 깨우치고 구제를 하면서 민족 종교로 자리 잡았다. 당대 최고의 지식인들이 교회로 몰려왔다. 춘원 이광수는 성공하면 교회로 가라고 말하기까지 했다.

 

게다가 해방이후 기독교는 유사정부 역할을 했다. 당시 정부는 국가의 주요임무인 교육, 의료, 복지, 문화, 예술의 전반적인 분야의 기능을 제대로 감당할 수 없었다. 이때 한국교회는 가난하고 아픈 이들을 구제하고 교육을 통한 사회 계몽과 문화예술 영역을 진흥시켜 나갔다.

 

인간의 자유와 사랑, 평등을 강조하는 기독교적 세계관과 정신적 가치가 없이 어찌 오늘의 대한민국이 건국되고 번영될 수 있었겠는가? 뿐만 아니라 오늘의 대한민국의 경제발전과 번영의 이면에는 한국교회의 눈물의 기도와 영적인 부흥이 있었음을 알아야 한다. 한국 기독교는 절망에 빠진 한국인들에게 희망을 불어넣어 주었고, 이런 희망이 오늘의 대한민국을 만들었다.

 

이후 급속한 경제성장과 더불어 한국교회도 성장주의와 물량주의에 편승하면서 김형석 교수가 말한 대로 우리만의 종교적 이너서클과 카르텔을 형성하며 서서히 연못 안에 갇힌 교회가 되었다. 시대정신과 가치를 제시하지 못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못하였으며 리더십을 세우지 못했다. 그러면서 사회로부터 칭송받고 선한 리더십을 행사하던 한국교회가 점차 외면당하고 대사회적 리더십을 잃어버리게 되었다. 물론 90년대부터 일기 시작한 배타적 민족주의와 진보적 사고가 한국교회를 영향을 끼친 면도 있었고, 교회는 여기에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한 부분도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다가 한국교회는 새천년을 맞이하였다. 기업들은 새천년을 맞아 사람들이 어떻게 변하고 사회구조가 어떻게 변하는지 대비를 하고 준비를 했다. 그러나 한국교회는 전혀 미래를 준비하지 못했다. 막연하게 기존의 메뉴얼만 돌리고 장밋빛 희망만 가지고 새천년을 맞이하였다.

 

2007년 평양 대부흥회 기념행사 때도 너무 자축하는 분위기로 갔다. 미래학자 최윤식 박사는 한국교회는 잔치를 하다가 망했다고 했다. 바로 그 잔치 이후에 2007년에 아프가니스탄 피랍사건이 터졌다. 이 사건은 한국교회가 대사회적 리더십과 영향력을 상실하게 된 중요한 전환점이다.

 

당시 언론에 보도된 내용은 대부분 사실과 다른 부분이 많았다. 해당교회 뿐 아니라 한국교회 연합기관도 무참하게 교회를 공격하는 상황에서도 침묵으로 일관하였다. 누구 한 사람 책임지는 사람도 없고, 제대로 사과하는 사람도 없었다. 바로 그때부터 개독교, 똥경, 먹사 등 입에 담지도 못할 온갖 비난과 조롱이 온라인을 통해 확산되었고, 교회에 대한 어떤 비방도 가능하다는 인식을 주게 되었다(물론 의료봉사단을 보낸 교회는 당연히 좋은 일을 했고 앞으로도 그런 일을 해야 한다. 그런데 문제가 터졌을 때 언론이 이것을 과장 확대해서 보도했고 해당교회와 한국교회가 여기에 대한 대처를 잘못했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한국교회 연합기관은 과도한 교권에 빠져 정신을 못 차리고 분열의 분열을 거듭하게 된다. 연합기관 내에서 서로 다투고 분열하는 동안에 국회에서는 이슬람 스쿠크법, 종교 과세, 차별금지법 등 한국교회 생태계를 위협하는 법들이 발의가 되었다. 그런데도 연합기관에서는 이런 것을 대응하고 막아낼 생각을 못했다. 왜냐하면 연합기관이 분열하면서 또 연합기관끼리 세 불리기에만 신경을 쓰다보니까 정작 공적 교회를 세우고, 공적 사역을 돌볼 틈이 없었다. 이건 진짜 부러운 역사라고 할 수 있다. 연합기관 마저도 본연의 역할을 방기한 것이다. 그 결과 한국교회는 대사회적 리더십을 잃어버렸을 뿐 아니라, 젊은이들 가운데는 교회에 다닌다는 것을 부끄러워하는 풍조까지 나타나게 되었다. 이 같은 교회의 대 사회적 이미지 손상은 그대로 한국교회 마이너스 성장이라는 부끄러운 현실에 당면하게 되었다. 부끄럽지만 필지는 이러한 현실을 바라보며 반기독교적 악법대처에 창조적인 소수들과 함께 최선을 다해왔다.

 

그러다가 세계는 2020년 초에는 코로나 팬데믹 사태를 맞았다.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코로나의 위협은 전 세계에 걸쳐 국가와 빈부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모두를 위협하고 있다. 한국교회 또한 코로나 사태를 통해 리더십 부재의 민낯을 여실히 드러내고 말았다. 위기 상황에서 한국교회 리더십부재는 선제적 초기 대응에 실패함으로 예배가 셧다운되고 목회환경이 초토화 되어 비렸다.

 

필자는 당시 각계 전문가로 구성된 대응기구 신속한 조직과 한국교회를 응집시킬 수 있는 자율적 방역을 제안하였다. 코로나가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위험으로부터 성도들을 안전하게 지키면서, 한국교회가 생명과 같이 지켰던 주일성수와 현장예배를 지킬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연구하고 정부와 방역당국과 협의를 통해 한국교회에 제시할 필요가 있었던 것이다.

 

필요에 따라 한국교회가 자발적으로 철저한 방역수직과 함께 전염병 확산의 위험을 철저하게 관리하는 선에서 현장예배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현장에 오지 못하는 성도들을 위한 온라인예배를 병행할 수 있도록 선제적 대응을 하자고 한 것이다. 이때 정부는 한국교회의 결정과 실천을 존중하고,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고 지원하는 선에서 협력의 길을 찾을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그러나 필자의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예배가 위협받는 위급한 상황에서도 한국교회는 일치된 의건을 내지 못하였을 뿐 아니라 오히려 내부적인 이해관계에 따라 서로 상이한 공식입장을 발표했다. 위기 상황에서 한국교회 내부의 갈등은 정부가 자의적이고 임의적으로 예배를 해석하고 통제할 수 있는 여지를 주었고, 한국교회는 위기 상황에 가장 큰 피해를 보게 된 것이다.

 

21세기목회연구소 김두현 소장에 의하면 코로나 상황에서 한국교회는 세 부류로 나누어 졌다고 한다.

첫째는 전통적인 교회 사수파였다. 국민여론과는 상관없이 무조건적인 현장예배를 강행하는 파였다. 교회사수파의 정신과 가치만큼은 높이 봐야 할 것이다. 그러나 교회는 예배를 생명처럼 존중히 여기면서도 동시에 이웃을 내 몸처럼 사랑하라는 예수님의 말씀을 따라 이웃의 생명을 보호하고 국민 보건에 앞장서야 한다는 책무도 깨달아야 했다.

 

둘째, 온건한 중도파였다. 현장예배를 반드시 지키되, 사회 여론을 감안할 뿐만 아니라 교회가 집단감염의 기점이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하여 고위험군과 노약자들은 집에서 예배를 드리도록 하고 온라인을 통해 예배를 송출하자는 것이었다. 꼭 어느 쪽이 옳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교회는 원 리더십과 원 메시지를 내야 했던 것만큼은 분명한 사실이다.

 

셋째, 백기파(포기파)였다. 코로나가 두려워 지레 겁을 먹었거나 혹은 코로나를 핑계대고 아예 예배를 포기해 버린 교회다. 겨우 주일예배만 드릴 뿐 수요예배, 금요예배, 주일저녁예배, 새벽기도를 다 문 단아 버리는 교회가 여기에 속한다. 심지어는 주일예배를 포기하는 교회가 있었다고 한다. 주일예배를 포기하는 것뿐만 아니라 다른 공예배도 포기한 것까지 포함하면 포기파가 6%에 달했다고 한다. 한 마디로 교회 미션은커녕 비전을 잃어버리고 만 것이다.

 

오히려 한국교회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하여 기득권의 카르텔과 이질집단의 트러스트로 갈라지는 양상을 보였다. 어떤 교회와 연합기관은 코로나 팬데믹을 통하여 더 강력한 결속의 동형화를 이루었지만 이를 못마땅하게 여긴 일부 사람들은 SNS(단톡방), 유튜브를 통해서 온갖 비난과 편 가르기, 분열, 대립, 충돌 그룹을 형성해 나갔다. 이런 상황을 안티 기독교 세력이 어찌 가만히 두겠는가.

 

그들은 언론을 통하여 교회와 사회를 철저하게 분리시키는 충돌프레임을 만들어간 것이다. 여기에 고스란히 희생양이 되었던 곳이 바로 한국교회였지 않는가. 그런 의미에서 한국교회는 팬데믹의 후유증을 얼마나 크게 잃을 것인가를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이때 한국교회 연합기관이 엇박자를 내지 않고 하나의 메시지, 원 메시지를 내며 강력한 결집구조를 이루었다면 이러한 데미지를 입지는 않았을 것이다.

 

특별히 이정훈 교수의 엘정책연구원 빅데이터 온라인 여론조사 발표를 보면, 어느 기독교 기관의 일부 인사들이 정치적 행보를 보였던 특정 집회를 기점으로 국민 여론의 흐름이 바뀌기 시작했다고 나왔다. 그 전에는 국민들은 코로나하면 신천지를 연상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국민들은 반사회적 집단인 신천지와 정통 한국교회는 다르다고 구분하여 생각하였다.

 

그런데 엘정책연구원 빅데이터에 의하면 특정 집회 이후에 코로나가 재확산되면서 국민 여론이 코로나 확산과 한국교회를 연관시켜 부정적 이미지로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한국교회 역시 신천지와 다를 바가 없다는 부정적 프레임이 형성되어 버린 것이다. 당시 한국교회는 언론과 국민으로부터 얼마나 많은 비난과 공격을 받았는가. 그만큼 한국교회의 이미지는 급격하게 실추되고 엄청난 데미지를 입게 된 것이다.

 

한국교회 연합기관이 하나 되어 원 리더십을 행사하고 원 메시지를 내었다면 이런 일은 없었을 것이다(그러나 동시에 코로나를 빌미로 해서 정부가 지나치게 교회 예배를 제재하였던 것도 문제가 있다. 역사적으로 볼 때 정부는 항상 방역과 같은 것을 내세워서 자기들의 비판세력을 공격하려고 했다는 사실을 기억할 필요도 있다. 현재 미국 연방대법원이 뉴욕시의 방역이 지나치게 종교의 자유를 규제했다고 판결한 것을 우리 정부도 참고해야 할 것이다. 교회는 국민보건을 위하여 정부의 방역지침을 따르는 의무도 있지만 그 방역지침이 지나칠 때 과연 그것이 정당한 것인지, 과도한 것인지에 대해서도 대응을 했어야 했다).

 

더구나 다시 팬데믹 상황이 올 것을 대비해서 '감염병과 관련된 개정법안'80개 이상이 발의 되어 있다고 한다. 이 개정법안에 대해 잘 대처하지 않으면 마음에 다른 팬데믹이 올 때 교회는 또 다른 피해를 받을 수 있게 된다. 이럴 때 한국교회 연합기관이 하나 되어 원 리더십을 행사하고 원 메시지를 내야 한다. 역사를 보면 교회가 망할 때는 반드시 다툼과 분열이 있었다. 가장 비근한 예가 동로마교회와 러시아 정교회다.

 

지금이야 말로 한국교회 연합기관은 한국교회 생태계 보호와 공적 사역의 미래를 위하여 새판짜기를 하고 하나가 되어야 할 때이다. 그리고 다시 하나 되어 큰 틀 공동체를 이루고 큰 숲을 이루는 연합기관이 되어야 한다. 세계경제포럼 회장이자 '4자 산업혁명' 주창자인 클라우스 슈밥은 '위대한 리셋'이라는 책에서 코로나 19와 같은 역사적으로 거대한 위기가 발생할 때마다 사회는 큰 변화의 과정을 거쳤고, 그 변화를 기초로 새로운 경제 시장이 조성되고 더 큰 발전을 하는 것을 거듭해왔다. 위대한 리셋의 시기를 어떻게 맞이하는가에 국가, 기업, 개인의 운명이 걸려있다"고 간파하였다.

 

한국교회도 마찬가지다. 어쩌면 코로나 팬데믹 상황으로 인한 위기는 한국교회 연합기관이 위대한 리셋을 이루며 하나 될 수 있는 마지막 골든타임이요. 시대적 소명일 것이다. 최근에는 그나마 한국교회총연합이 우선 급한 대응을 한 것이 다행이긴 하지만 우리가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고, 영적인 혜안의 눈을 뜨고 본다면, 한국교회가 위대한 리셋을 이루며 연합기관이 하나 되는 것이야말로 하나님이 우리에게 보여주신 블루 시그널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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