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는 육체를 입지 않았다? (1)
예수에 대한 당신의 신앙고백은 무엇인가? ‘예수는 하나님의 아들로서 동정녀 마리아의 몸에 성령으로 잉태되어 이 땅에 육신을 입고 오셨다. 따라서 예수는 완전한 하나님이시며 완전한 사람이시다. 그는 사람들의 죄를 짊어지시고 하나님 앞에 죄인이 되어 십자가에서 죽으셨다가 삼일 후에 부활하여 부활의 첫 열매가 되셨다. 예수는 영광중에 천사들의 나팔소리와 함께 구름을 타고 오셔서 세상을 심판하실 것이다. 누구든지 이 예수를 믿으면 죄 사함과 구원을 받아 하나님의 자녀가 된다.’
기독교인이라면 당연히 고백하는 예수에 대한 교리(가르침)이다. 이 교리는 짧은 시간에 탄생한 것이 아니다. 1세기부터 4세기까지 거의 삼백년에 걸친 길고 긴 논쟁과 다툼이 있었다.
초대교회에는 다양한 배경의 사람들이 모였던 만큼 시간이 가면서 예수에 대한 견해도 다양해 졌다. 그 중에 경계선을 넘어 간, 교회로서는 결코 용납될 수 없는 주장들이 제기되었다. 바로 예수는 육체를 가지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즉 예수의 인성(人性)을 부인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4세기쯤 되었을 때, 아리우스라는 사람은 예수의 하나님 되심(神性)을 부인했다.
먼저, 예수의 사람 되심을 부인했던 사람들부터 살펴보자. 예수의 인성을 처음으로 부인했던 사람들은 영지주의(Gnosticism) 자들이다. 사도 요한이 요한일서4:1-3에서 예수의 육체를 부인하는 자들이라고 언급한 이들이 바로 그들이다.
영지주의자들은 왜 예수가 육체를 입었다는 것을 부인했을까? 영지주의자들은 육체와 물질을 악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들에 의하면 물질세계는 본래 신의 의도가 아니었다. 신은 오직 영적 세계의 창조만을 원했다. 그래서 약 365개의 영적 존재들이 나왔다. 그 중에 지혜(Wisdom)라는 존재가 독자적으로 무엇인가를 창조하려다가 물질세계가 마치 영이 유산(流産) 된 것처럼 존재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물질을 악한 것으로 본 영지주의자들의 삶은 두 가지로 나타났다.
첫째는 영(靈)이 육체에 갇혀있기 때문에 육체를 억압하고 통제해서 그 힘을 약화시키는 것이다. 이 삶을 고집한 이들은 고의적으로 굶거나 자신의 몸을 학대했다.
두 번째, 그 반대로 생각한 이들은 영은 본질적으로 선하고 파괴될 수 없기 때문에 육체가 어찌되든 상관없다고 생각했다. 그들은 육체의 정욕대로 살아도 상관없다고 주장했다.
이와 같은 영지주의의 영향을 강하게 받은 기독교적 영지주의자들은 예수가 타락하고 더러운 육체를 가졌다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영지주의자들의 영향력은 강력했다. 오랫동안 예수에 대한 진리를 왜곡시켰다.
교회사학자인 후스토 L. 곤잘레스(1937~)는 교회사에서 “영지주의만큼 위험한 것이 없었고, 또 자웅(雌雄)을 겨룬 것도 없었다.” 고 평(評)했다. 2세기 내내 영지주의는 기독교의 목에 칼을 대고 있었다. 영지주의는 그만큼 위협적이고 실제로 위험했다. 교회 지도자들은 격렬하게 반대하며 대항할 방안을 마련하기 시작했다. 예수에 대한 올바른 교리가 교회자궁에서 잉태되고 있었던 것이다.